앵커, 사건의 진실을 파해치다
정세라(천우희)는 YBC 방송국 간판 아나운서이다. 그녀는 기자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취재현장 경험이 없다. 그녀의 커리어에 제일 약점인 부분이다. 세라의 어머니 소정은 세라의 커리어에 대해 강박적인 모습을 보인다. 또한 세라에게 사위와의 이혼을 요구하고 있다. 어느 날 방송국에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정세라의 팬이라고 신분을 밝힌 그녀는 꼭 정세라 앵커와 통화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정세라는 그녀로부터 어떤 남자가 자신의 반지하집에 들어와 자신과 딸을 죽일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다. 장난 전화라 생각한 세라는 큰 신경을 쓰지 않다가 엄마의 권유로 그 여자집에 찾아가게 된다. 집에 들어선 세라는 윤미소(박세현)의 딸이 욕조에 숨져있는 것을 발견한다. 옷장을 열어보니 그 안에는 목을 맨 채 죽어있는 윤미소가 발견된다. 세라는 이 사건을 직접 현장 취재하여 현장경험이 없던 자신의 커리어를 단단하게 채워 넣는 계기로 삼는다. 하지만 그 뒤로 세라는 윤미소의 죽은 모습을 보거나 구토를 하는 등 계속 시달리게 된다. 다시 한번 사건 현장을 방문하는데 거기서 미소의 정신과 상담의사였던 최인호(신하균)를 만나게 된다. 최인호를 범인이라 생각하는 세라는 그의 환자가 창밖으로 투신한 기사를 발견하고 최인호의 병원을 찾는다. 윤미소는 평소 해리성정체장애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또다시 생방송을 하던 도중 미소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고 그로 인해 계속 실수를 하게 된다. 실수를 거듭한 세라는 결국 9시 앵커자리에서 후배에게 밀려나게 된다. 인호가 최면요법을 치료한다는 걸 알게 된 세리는 인호에게 최면치료를 받는다. 세라는 사망자의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윤미소가 죽었던 날로 돌아가 죽은 미소의 딸을 확인하고 옷장 속 미소의 얼굴을 다시 보려 하지만 얼굴을 못 본채 기절한다. 훗날 세라는 윤미소처럼 자신도 해리성정체장애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세라의 안에는 또 한 명의 인격이 있었고 어느 날 세라의 엄마 소정은 목을 걸고 죽어있었다. 세라의 엄마는 잘 나가는 방송국 앵커였는데 미혼의 몸으로 임신을 해 강제로 퇴출당했었다. 그녀는 못 이룬 꿈을 딸에게 이루길 바랐었고 그것이 집착과 강박으로 이어진 것이었다. 소정은 앵커를 그만둔 게 세라 때문이라며 세라를 목 졸라 죽게 하려다 미수에 그친 일이 있었었다. 그 일 이후로 소정의 강박이 세라를 해리성정체장애로 만들었고 결국 세라는 자신의 앵커자리를 빼앗었던 서승아 기자를 칼로 복수하게 된다.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인호는 경찰들을 출동시켜 세라를 검거하면서 사건이 마무리된다.
영화로 느껴지는 대한민국 사회이야기
이 영화는 여성의 경력단절에 대한 이야기로부터 시작이 된다. 윤세라의 엄마인 이소정이 임신한 이후로 방송국에서 쫓겨나자 자식에게는 절대 경력단절을 시키지 않기 위해서 커리어를 요구하고 남편과 헤어지라고 이야기한다. 이런 사건의 생긴 발단은 결국 여성의 경력단절에 있었을 것이다. 경력단절이 없었다면 이소정이 아이에게 가혹하게 커리어를 요구하지 않았을 것이고 세라가 해리성정체장애를 겪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대한민국 사회는 임신을 하게 되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여성이다. 시대가 바뀌면서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급격히 늘어났는데 여성들이 그동안 이뤄놓은 모든 실적들을 한꺼번에 날아가게 만드는 것이 바로 임신과 출산이다. 물론 정부에서는 다양한 출산장려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잃은 것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젊은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을 꺼리고 있다. 여성의 사회진출은 인정하지만 그로 인하여 결혼을 하지 않으려고 하고 아이를 낳지 않는다면 먼 훗날 사회적인 큰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 예상하기 때문에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감상 후 느낀 점
이 영화에서 배우들의 몰입력 높은 연기력이 매우 좋았다. 특히 세라의 어머니인 이소정역을 맡은 이혜영 배우의 연기력에 소름이 끼쳤다. 오랜 경력에서 비롯되는 엄청난 내공의 연기는 극을 몰입시킬 수밖에 만드는 최고의 캐릭터를 표현해 냈다. 사건자체가 긴장감이 있어서 좋았고 스피드 있게 극이 진행되어 스릴감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일반 대중들이 이해하기 힘든 정신적 질환을 대상으로 시나리오를 펼쳐가니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난해한 장면들이 많아 중간에 흐름이 많이 끊어졌던 것은 사실이다. 또한 연출이 허술한 면들이 너무 많았고 과정은 좋았으나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하고 난해하였던 부분들이 아쉬웠다. 이 영화는 호불호가 확실히 나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개인적인 평가는 러닝타임이 짧게 느껴질 정도의 극 중 전개가 빠른 점은 칭찬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