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 어울릴 듯 어울리지 않은 남북 합작 수사
북한의 비밀 위폐 공장을 지키던 철령(현빈)은 위폐 동판을 차기성(김주혁)에게 빼앗김과 동시에 아내였던 화령을 잃는다. 기성은 동판을 빼돌려 남한으로 도망치게 되고 북한 당국은 철령에게 북한 사절단으로 남측으로 내려가 기성을 잡아오고 동판을 되찾으라고 명령한다. 남한은 북한으로부터 공조수사 요청을 받고 강진태(유해진)를 철령에게 붙여 그를 감시하게 한다. 그들은 서로를 의심하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서로에게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철령은 남쪽에 거주하는 기성의 부하 박명호(이동희)를 발견하고 그를 붙잡아 기성의 행방을 묻는다. 철령을 따돌리고 도주한 명호는 기성에게 철령이 남한으로 내려왔다는 사실을 알린다. 진태는 철령이 자신을 자주 따돌리고 단독행동을 일삼자 그를 더욱 밀착감시를 하기 위해서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온다. 아내 소영은 화를 내는 반면 처제 민영은 철령에게 첫눈에 반해버린다. 한편 기성은 동판을 팔기 위해 DS그룹의 윤 회장과 거래를 하지만 동판의 가격을 계속 깎자 그를 살해한다. 그 찰나 철령이 옥상에서 창문을 깨고 건물 안으로 진입하고 철령은 기성의 일당을 공격한다. 동판을 가지고 도주하던 기성을 상대로 추격전을 벌이게 되고 추격 끝에 철령은 동판을 되찾게 되지만 기성을 놓치게 된다. 임무를 수행하고 북한으로 돌아가려고 준비할 때 철령은 진태에게 전화를 받는다. 기성이 동판을 가지고 오지 않으면 가족들을 살려두지 않겠다는 협박을 받아 철령에게 가족들을 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사정을 한다. 철령은 제1 임무였던 동판을 찾았지만 진태의 가족이 기성에게 납치되었다는 전화를 받고 동판을 가지고 진태의 가족을 구하러 간다. 철령은 동판의 일부만 기성에게 넘기고 나머지 동판은 진태의 가족들을 풀어주어야만 주겠다고 협상을 제의하고 진태의 가족들에게 여기를 빨리 피하라고 한다. 진태는 혼자서 남아 기성을 상대하고 있는 철령을 도와주기 위해 가족들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키고 다시 철령을 도우러 간다. 진태는 철령과 합류하여 동판을 가지고 도주하던 기성을 사살하게 되고 철령의 모든 임무는 완수하게 된다.
진중하고 유쾌한 호흡을 보여준 유해진 현빈 콤비
남한과 북한의 소재를 영화를 구성하다 보면 스토리가 진부해질 수밖에 없다. 남한과 북한의 전쟁 이야기, 북한 간첩 이야기 다소 진지하고 엄중한 이야기들을 우리는 보아왔었다. 남북 영화는 화려한 전쟁신과 긴장된 북한 대치 상황, 그리고 화려한 액션들이 이 소재의 대부분이었을 것이다. 공조 역시 마찬가지이다.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극 초반부에 총격전이 난무하고 북한군들의 무거운 이미지로부터 영화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공조는 분위기는 무겁지만은 않다. 유해진이라는 대한민국 최고의 감초 연기자를 캐스팅하여 무거울 수밖에 없는 극 중 분위기를 밝고 유쾌하게 풀어간다. 또한 그 그 안에 가족과의 휴머니즘도 함께 담고 있다. 아내에 잡혀 사는 현태의 모습과 철없는 처제의 모습 안에서 일반적인 서민의 유쾌한 모습이 관객들의 미소를 만들어 내고 있다. 반대로 액션 장면에서는 현빈의 진가가 발휘된다. 휴지에 물을 적셔 상대를 제압하는 액션 장면에서는 왜 현빈이 이 캐릭터에 적격인지를 보여준다. 악역으로 고인이 된 김주혁 역시 명품 연기 배우답게 차기성의 감정선과 카리스마를 제대로 그려냈다. 공조의 흥행은 이 주연배우들의 캐스팅이 결정적인 영활을 하였다고 생각한다.
다른 북한 관련 영화들과의 차이점
영화를 보면서 남북 영화를 이렇게 즐겁게 본적이 언제였는지 생각을 해보았다. 개인적으로 남북 영화나 한국전쟁영화, 간첩영화를 매우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번 공조의 스토리가 매우 반가웠다. 쉬리, 태극기를 휘날리며, 강철비, JSA 공동경비구역, 고지전 등 대부분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들과 전쟁, 이념갈등 문제를 풀어내다 보니 분위기는 무겁고 진중할 수밖에 없으며 항상 마무리는 참혹한 전투 후의 장면과 함께 영화가 마무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공조는 위의 영화들과는 결을 달리하였다. 무거운 주제 속에서도 코믹적인 요소들을 극 중에 잘 살려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부담 없이 관람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극 중에 북한 생활을 모습과 남북 간의 갈등 요소들도 충분히 가미가 되어있어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모두가 즐겁게 볼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영화라 생각한다.